사주명리에서 사람의 삶을 움직이는 원리는 단순한 오행의 충돌만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.
그 오행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작용하는가, 바로 이 구조를 육신(六神)이라 부릅니다.
1. 육신이란 무엇인가 – 관계 속에서 태어나는 힘
육신은 상대적 관계입니다.
단독으로 존재하지 않고, 일간(나)과 다른 천간·지지의 오행 관계에 따라 성립됩니다.
예를 들어 누군가와 부딪히거나, 나를 도와주거나, 내가 보살피는 것—
이 모든 ‘사회적 관계의 작용’이 육신으로 표현됩니다.
그래서 사회와 단절된 사람에게는 육신의 힘이 약하게 나타나기도 합니다.
관계가 없으면 작용도 없기 때문입니다.
2. 육신의 다섯 쌍 – 음양에 따라 갈리는 10가지 작용
육신은 총 5쌍 10가지로 나뉘며, 각각의 의미는 아래와 같습니다:
관계 | 육신 | 음양 동일 | 음양 다름 |
---|---|---|---|
내가 생함 | 식상 | 식신 | 상관 |
나를 생함 | 인성 | 편인 | 정인 |
내가 극함 | 재성 | 편재 | 정재 |
나를 극함 | 관성 | 편관 | 정관 |
나와 같음 | 비겁 | 비견 | 겁재 |
-
식신/상관: 내가 퍼주는 기운 → 생산력, 창조력, 표현
-
정재/편재: 내가 통제하는 기운 → 소유, 경제, 관계의 실리
-
정관/편관: 나를 통제하는 기운 → 규칙, 책임, 외부 압박
-
정인/편인: 나를 보호하는 기운 → 지식, 배움, 의존적 지원
-
비견/겁재: 나와 같은 기운 → 동료, 경쟁, 협력, 질투
3. 오행으로 보는 생극관계 – 육신의 원천
육신은 결국 오행의 생극(生剋) 논리 위에서 성립됩니다.
예시 – 木의 흐름:
-
木은 水에게 생을 받는다 → 水는 木의 인성
-
木은 火를 생한다 → 火는 木의 식상
-
木은 土를 극한다 → 土는 木의 재성
-
金은 木을 극한다 → 金은 木의 관성
-
木과 木은 같거나 닮았다 → 木은 木의 비겁
이런 관계를 음양으로 나누면 육신이 구체적으로 갈라집니다.
4. 육신은 왜 중요한가 – 사주 읽기의 프레임
육신은 단순한 오행보다 현실적인 해석을 가능하게 만듭니다.
재물은 재성, 직장은 관성, 공부는 인성, 말과 끼는 식상,
부모·형제는 비겁이라는 식으로 사회적 역할과 성향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.
5. 천간과 지지의 육신관계 정리
육신은 천간끼리 혹은 천간-지지 간에도 작용합니다.
(1) 천간 대 천간
예를 들어 甲일간 기준,
-
乙은 겁재, 丙은 편인, 丁은 정인, 戊는 편관,
-
己는 정관, 庚은 편재, 辛은 정재, 壬은 식신, 癸는 상관
(2) 천간 대 지지
지지 안에 숨어 있는 천간(=지장간)을 기준으로,
일간과의 관계를 보면 육신이 판별됩니다.
예: 甲일간이 丑(土)을 만날 경우
-
丑 속에는 癸(정재), 辛(편재), 己(편관)이 포함되어
-
丑은 甲에게 재성과 관성의 복합 작용을 일으킵니다.
6. 육신의 본질 – 관계를 움직이는 법칙
육신은 결국 “내가 누구를 보고, 어떻게 반응하는가”의 공식입니다.
이는 단순한 기운이 아니라, 사람 사이의 작용력입니다.
-
내가 표현하면 식상
-
누군가 나를 통제하면 관성
-
누군가 나를 보호하면 인성
-
내가 가진 것을 나누면 재성
-
나와 닮아 경쟁하거나 협력하면 비겁
7. 오행이 구조라면, 육신은 드라마다
오행이 사주의 뼈대라면,
육신은 그 위에서 벌어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드라마입니다.
내가 누구를 만나고, 누가 나를 움직이며, 나는 무엇을 좇는가—
이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이 육신에 담겨 있습니다.
육신을 안다는 건,
사주 안에 숨어 있는 인간관계를 해석하는 눈을 갖는 일입니다.